1. 깔끔하게 내린 마치 맑은 차한잔을 마시는 것과 같은 감동을 주는
핸드드립 커피를 좋아한다.
2. 차한잔을 마시는 것과 같은 커피를 내리는 지금의 커피 사부님을 만나서
멜리타 핸드드립을 주 전공으로 10년쯤 커피에 대한 경험을 쌓았다.
3. 21년 무기력을 증상으로 인해 반 강제적으로 커피뿐 아닌 다른 관심거리와 흥미거리가 사라져서 커피가 주는 감흥도,
내 실력도 많이 낮아져 있었다.
4. 무기력 상태에서 에너지가 없어서 하고자할 의욕도, 의욕이 있어도 행동할 에너지가 없었다.
에너지를 채우기 위해서 작은 성취를 만들어 봐야겠다는 생각이 아주 작게 심어졌다.
- 내가 좋아하는걸 직접 만들어보는 기쁨을 느껴봐야 겠다는 생각을 해서 귀여운 그림을 그렸다.
- 무언가에 몰입을 위해 향이 좋은차를 구해서 정수기 온수에 2분간 우리는 시간에 나오는 향을 맡았다.
그리고 5분 남짓 하는 시간동안에는 차맛을 음미하는데에만 집중했다.
(아침마다 커피를 내려서 출근했지만 내가 좋아하는 맑고 깔끔하고 개성있는 맛을 내진 못하고 있었다.
이런 삶을 몇개월째 살았다.)
5. 몇 일전 '콜롬비아 나리뇨' 500그람 커피를 샀다.
한잔에 20그람을 사용하니 25잔을 내려마실수있는 양이다.
평소같으면 200g을 샀을 건데 무언가에 홀린듯 사버렸다.
콜롬비아 나리뇨라는 원두를 내 커피 사부님이 내리면 어떤맛이나느냐!?
정말 맑고 투명한 맛이 난다.
6. 그리고 한 밤중에 핸드드립 커피를 내렸다.
그리고 한모금 마셨다 결과는 처참했다.
'아... 맛없어'. 하며 바로 버렸다.
핸드드립을 잘 내렸다! 를 판단하기 하는 나만의 기준이 있다면,
1) 오우 성공이다 : 원두의 개성이 아주 잘 나타나고 맛이 깔끔하다.
2) 그래도 보통은 했다 : 원두의 개성은 없지만 그래도 잡맛이 없어서 먹을 수 있는 커피다.
3) 아 맛없어 못먹어 : 잡맛이 심해서 커피를 먹는 순간 혹은 후미에서 맛없는 쓴맛이 난다.
7. 갑자기 머리속에 하나의 화두가 생겼다.
'왜 이렇게 맛없어졌지?? 내가 먹고 싶은 콜롬비아 나리뇨의 맑은 맛을 어떻게 해야 낼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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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고민은 길지 않았다. 모든 것은 기본에서 돌아가야했다.
내가 그동안 물줄기와 물주는 방법이 기본에서 벗어나 있음을 알아챘다.
여기서 잠시 길게 핸드드립 커피를 내리는 과정을 설명해 볼까한다.
핸드드립 커피를 내리는 시간은 약 1~1분 30초 정도 된다. (물 끓이는 시간 제외)
핸드드립 커피도 일종의 요리다.
재료는 원두와 물, 도구는 주전자와 서버, 드리퍼, 종이다.
1) 재료(원두) 파악 : 원두의 향을 맡고, 어떻게 요리할지 고민한다.
예를 들어 이 원두는 단맛이 좋으니 88도 온도에서 중간 물줄기로 보통의 속도로 추출해야겠군,,
2) 요리를 시작한다. : 끓인물을 주전자에 넣고, 서버를 데운다. 원두를 분쇄 후 드리퍼에 담고 재료손질을 끝냈다.
물을 주기전 호흡은 적당히 들이마신뒤, 주전자에서 물이 나올땐 몸의 안정화를 위해 숨을 내뱉으며 고요 하게 내린다.
핸드드립커피의 요리의 핵심은 물을 원두의 반응을 보면서 골고루 안정적으로 줘야 한다는점이 핵심이다.
이 물줄기를 안정적으로 하기 위해서 호흡을 가다듬고, 팔대신 몸으로 주전자를 돌리며, 내리는 내내 원두의 반응과 향을 살펴야 한다.
3) 첫번째- 뜸들이기다 : 중앙에서 바깥으로 타원을 그리며 뜸을 들인다.
내가 주로 사용하는 멜리타 드리퍼는 뜸들일때 커피물이 떨어지면 뜸들이는 효과가 낮아진다. 막주면안된다.
여기서 핵심 포인트는 원두가 골고루 적셔지게 하는 것이다.
4) 두번째 물을 준다. 가운데서부터 바깥으로 타원을 그리되 한번 지나간 자리는 다시 지나가지 않게 안에서 밖으로 물을 준다. 물을 주는 동안은 짧은 몇초지만 숨을 내쉬면서 몸을 안정화 시키며 물줄기 안정화와 물과 원두의 반응에 집중해야한다. 주변에 천둥이 치더라도 집중을 해야한다. 그래야 물줄기가 안정화 된다. 즉 집중(몰입)하라는 말이다. 이때 약 30ml 정도의 커피가 추출된다.
5) 세번째 물을 준다. 4번과 똑같다. 다만, 전보다 원을 그리는 속도를 빨리한다.(빨리하려고 하지 않아도 원두의 반응을 보면 빨라 질 수 밖에 없다.) 이때에도 30ml 정도의 커피가 추출된다.
6) 물주기를 2~3회 하면 100ML 커피 원액이 담긴다, 여기에 물을 100ML 넣는다. 커피의 맛있는 맛은 대게 물과 만난 초반에 나온다. 원액100+물100이 만나면 밸런스가 맞다.
9. 기본으로 돌아가니 커피맛이 좀 나아졌냐고?
막내린 것보다는 나아졌다.
10. 드.디.어 무언가 몰입할 수 있게 되었다.
핸드드립 커피를 맛나게 내리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라는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몰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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